'안정'을 바라는 사람들이 '가장 불안정한' 선택을 하는 모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사람들이 라디오 광고시장과 옥외광고 시장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말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안정에 대한 관점 때문입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안정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되는 것', '외부 영향에 따른 변동이 적고 원래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 등을 의미합니다.
안정을 그런 관점으로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변동이 거의 없는 시장이 가장 안정적으로 보일 겁니다. 안정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개념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안정을 선으로 표현해보라고 한다면 누구도 오르내림이 심한 선을 긋지는 않을 겁니다. 변화와 떨림이 없는 수평에 가까운 선을 그리겠지요. 어떤 개념이 눈으로 명확하게 표현될 때 우리는 도망갈 곳이 없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이 그 개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인터넷 시장이 가장 안정적인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장하는 것이 곧 안정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여러분도 '안정적인' 미래를 꿈꾼다면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멈춰 서 있는 그 자리가 곧 무덤'이 될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이 앞으로 계속 성장하고 변화한다면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을 거라는 말에는 이견이 별로 없을 겁니다. 이렇게 우리의 관점에 따라 그래프는 다른 옷을 입게 됩니다. - 33~34p
오늘도 밥벌이의 지겨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출근하셨겠지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말은 갑갑한 현실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아늑한 섬'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루하루 살기도 바쁜데 '내가 좋아하는 일 타령'은 사치라는 생각도 들겠지요. 그러면서도 후배들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자신이 참 미울 때도 많으셨을 겁니다.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 딱히 취미랄 것이 없어서 "그냥 뭐 남들처럼 그렇지..." 라는 대답을 가장 많이 들었지요. '그렇지...' 라는 말에는 일하기도 바쁜데 어떻게 취미활동 챙기면서 사회생활을 하느냐는 안타까움도 포함되어 있었을 겁니다. 생각해보니 우리네 행복은 직장에서 일하는 8시간에(물론 더 많은 시간을 일하시겠지만,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8시간이라는 말로 대신 짧게 표현하겠습니다) 너무나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대학생활도 늘 졸업 후 '8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에만 초점을 맞춰서 살아왔습니다. 하루는 24시간인데 그중 33%만을 고민하는 삶이죠. 나머지 16시간에 대한 준비는 소홀합니다. - 106p
하지만 저는 창의력은 Attitude(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고등학교의 열악한 교육 환경에, 유바리 시가 처한 경제적 위기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 것은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바라보는 태도를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꾸었기 때문이죠. 태도가 관점을 바꿔주니까요. 창의력은 지식, 교육, 책, 경험 등을 오랜 시간 동안 먹고 자란 '태도'라는 나무가 맺은 열매입니다.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야 열매를 맺습니다. 하지만 창의력에 대한 문제를 '태도'에서 찾으려고 하는 질문은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자라지도 않은 나무에게 열매를 기대하고 있지요. 모험과 변화를 싫어하는 자신의 태도는 바꾸려 하지 않으면서 세상에 없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원하기만 합니다. 태도는 지식이나 정보와는 달라서 오랜 시간과 경험의 축적으로 이뤄집니다. 하지만 마음이 급한 학부모님은 학원에 보내서 자녀의 창의력을 키우려 합니다. 아마 저에게도 어떤 학원을 가라, 어떤 책을 읽어라, 어떤 강의를 들어라 등 뭔가 명쾌하게 떨어지는 답을 기대하셨을지도 모르겠군요. 저는 그럴 때마다 또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은 창의력을 마치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쌓으면 되는 지식의 문제처럼 받아들입니다. 공부를 많이 하면, 책을 많이 읽으면 창의력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요. 물론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런데 태도에 대해서는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거나 아예 신경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밑바닥을 다지려고 하지는 않고 건물부터 지으려고 하는 격입니다. 건물을 세우면 건물에 가려서 밑바닥이 어떻게 다져졌는지 보이지 않겠지요. 하지만 건물은 곧 무너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 124~125p
선생님들은 늘 시험을 잘 보려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고 했습니다. 주어진 문제대로 답을 찾아가면 우리는 문제를 푸는 학생에 불과하죠. 하지만 주어진 문제를 새로운 관점으로 재정의하면 어느새 우리는 출제자가 됩니다. 선생님의 말씀이 틀림없다면 그 문제를 가장 잘 풀 수 있는 사람은 출제자가 된 바로 우리 자신이겠죠.
여러분도 문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으로 '출제자'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147p
"If I rest, I rust"
'내가 쉬면 나는 녹슨다' 라는 말입니다. 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재능과 위치에 있는 플라시도 도밍고도 늘 이런 생각을 하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저를 반성하게 만드는 자극입니다.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자극을 주는 사람이 될 것인가?'
어릴 적부터 수없이 들어왔던 질문입니다. 같은 질문도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하시면 갑자기 잔소리나 불편한 가시로 돌변했지요. 이제 스스로에게 다른 질문을 던져봅니다.
'나는 자극받는 능력이 있는가?'
우리는 자극을 받는 것이 능력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극은 선물입니다. - 218~219p
인터넷 시대에는 '즐겨찾기'를 통해 '나'가 누구인지 파악하고, 모바일 시대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나'를 확인합니다. 즉 시대의 변화에 따라 '나'를 알 수 있는 방법도 변화합니다. 결혼 상대자의 부모님이 여러분의 트위터 주소를 알려달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미래에는 어떤 사회가 도래할까요? 그때 '나'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훗날 여러분의 아들과 딸이 결혼 상대를 데려온다면 어떤 질문을 하시겠습니까? 그렇게 세상은 지금도 변하고 있습니다. 피하거나 즐기거나. 여러분의 몫입니다. - 242~243p
그런데 눈여겨봐야 할 것은 6번 출발점에 있는 선수가 뒤에 있다는 사실만이 아닙니다. 바로 이들이 모두 '출발점'에 서 있다는 것입니다. 도착지점이 아니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특정 선수가 뒤에 있다'는 사실에만 관심을 집중합니다. 평소 우리가 무엇에 불평하는지 생각해봅시다. 그것을 대부분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현재 상태를 남들과 비교함으로써 스스로를 괴롭게 만들지요. 현재 어디에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관점은 삶을 진행형의 관점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삶을 계속 이어지는 진행형으로 본다면 지금 어디에 있는가를 비교하면서 괴로워할 시간에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해서 더 고민하고 노력하는 편이 나을 테지요.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의 미래는 'Where'가 어떤 문장과 만나느냐에 달려 있기도 합니다. 'Where'에서 과거를 보는 사람이 있고, 현재를 비교하는 사람이 있고, 미래를 꿈꾸는 사람이 있습니다. 뒤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출발점에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출발점이 결승점을 결정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고민해야 합니다. 당신은 어디로 어떻게 가고 있습니까? - 284~285p
20110219. 생각을 선물하는 남자. 김태원 지음. 21세기북스. 2010. 29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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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원 형님(?!)을 처음 뵈었었던 것은, 대학교 1학년 때 '스포츠 조선' 학생기자 면접장에서였다. 삼촌의 권유로 무작정 찾아갔었던 그 면접에서 나는 부족한 준비 탓에 좋지 않은 기억만 가지고 돌아왔지만, 대기시간 때 면접 대기자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건네주던 형님의 인상은 꽤나 강렬했었었다. 그리고 한 학기 뒤, 역시나 정말 뭣도 모르고 들어갔던 YLC에서도 마찬가지였었고.
#2. 대대장님께서는 생일을 맞은 간부들을 위해서 간부들이 희망하는 도서 한 권씩을 선물하기로 하셨고, 나는 지난 휴가 때 종로 반디앤루니스에서 봤던 이 책을 골랐었다. 그리고 책이 배달되어 온 날 저녁, 당직근무를 서면서 (대대장님께 정식으로 책을 받기도 전에)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3. 책을 읽고 참 많은 생각을 했었더랬다. 그런데 막상 그 생각들을 글로 옮기기는 꽤나 힘이 들었다. 그건 아직도 어설프게 내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내 어줍잖은 자의식 때문이기도 했고, 지금의 현실을 똑바로 응시할 수 있는 차가운 솔직함과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더 이상은' 이라는 이름의 걱정과 후회가 다짐으로 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물음표가 하나 있었다. 그리고 그 하나의 물음표는 이제, 수많은 느낌표가 되었다.